어린이도 성인처럼 영적인 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어린이 영적세계(1)에서는 어린이 영성연구가 로빈슨 (Edward Rovinson)의 연구와 코울(Robert Coles)의 연구를 요약했습니다. 본 글에서는 어린이 영성연구가 헤이와 나이 그리고 베리만의 발견에 대해 살펴보고, 어린이 영성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할지 적용해 보려 합니다.
(1) 헤이 & 나이 (David Hey & Rebecca Nye)의 연구
헤이와 나이도 로빈슨이나 코울즈와의 연장선에서 어린이의 '영성적 경험'이 단순히 ‘종교적 경험'에 제한된 것으로 보기보다는 오히려 종교적 경험 이전에 이미 존재하는 요소라고 하는 점에 주목하였으며, 특별히 그것은 어린이의 생물학적, 혹은 생득적 요소라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들은 영성을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생물학적 요소로 봅니다. 그것은 모든 인간존재 안에 찾을 수 있는 일종의 잠재력과 같은 것으로서 실재에 대한 통전적 인식(awareness)으로 이해합니다.
이들은 영성을 '특별한 의식' (unique consciousness)으로 정의함으로써 그것이 인간 의식의 한 측면임을 강조하였고, 이 특별한 의식은 소위 '관계적 의식'(relational consciousness)의 형태를 띤다고 하였습니다. 이 관계적 의식이란 어린이가 ‘하나님’, ‘인간’, ‘세계’ 그리고 ‘자신’과의 관계에서 특별하게 갖는 의식입니다. 다시 말하여 이들은 영성을 어린이 내면의 생득적 능력과 같은 것으로서, 하나님, 인간, 세계, 그리고 자기 자신과 같은 환경과의 관계에서 어린이가 특별하게 갖게 되는 의식의 일부분으로 보았습니다. 헤이와 나이는 ‘영성’을 일종의 '생물학적 현상'으로 이해하고 인간에게 나타나는 ‘영성감’, ‘가치감’들은 모두 성인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에게서 일어나는 현상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유아에게서 더 현저하고 분명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물론 헤이와 나이의 연구는 ‘영성’의 개념을 로빈슨이나 코울즈처럼 어떤 초월적 존재를 체험하거나 실존적 물음을 묻고 탐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좀 더 생물학적 차원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2) 베리만 (Jerome W. Berryman)의 연구
베리만은 텍사스의 의료센터에서 10년동안 아프고 죽어가는 어린이들을 경험하면서, 그들도 죽음에 대해 많이 알고 있고, 또한 종교경험을 가진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는 부모들이나 다른 어른들이 어린이들을 도울 수 없을 때, 어린이들끼리 서로 죽음을 준비하도록 도와주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는 어린이들에게 ‘선한 목자 비유’와 같은 종교적인 자료들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어린이들의 얼굴과 몸에 나타난 일종의 평화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그들이 왜 평화로움을 느끼는지 말할 수 없을지라도 그것은 마치 작은 어린이들이 그들의 키와 나이를 뛰어넘어서 현명해지는 것과 같았습니다.
베리만의 연구를 면밀히 살펴보면 영성의 네 가지 차원에 대한 언급을 그의 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놀이의 신학 개념을 논의하면서 베리만은 이러한 개념이 사람들이 깊은 자아, 다른 자아, 자연, 신과의 관계에서 경험하는 사랑 그리고 관계의 질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베리만에 따르면, 어린이는 비언어적 의사소통 시스템을 활용하여 영성을 표현하기 때문에 많은 성인보다 영성에 더 개방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성인은 종종 단어와 언어에 더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영성을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합니다.
(3) 어린이 영성연구가들의 주장
위에서 언급한 영성연구가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어린이 영성연구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영성’의 개념은 그것이 '인간의 핵심적 요소'입니다. 영성은 인간에게 생득적으로 타고나는 요소와 같은 것으로, 인간존재를 결정짓는 핵심적 요소입니다. 로빈슨, 코울즈, 그리고 헤이와 나이는 공통적으로 모든 어린이들은, 심지어 종교적 환경에 성장하지 않은 어린이들조차도, 영적 탐색을 하거나 영적 경험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어린이는 존재론적(ontological)인 차원이든지(로빈슨, 코울 즈), 생물학적(biological) 차원이든지(헤이와 나이), 생득적으로 영성적 존재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둘째, 어린이 영성연구에 있어서 영성은 주로 '감탄과 경이의 경험'(owe and wonder experience)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레드클리프는 지난 20여 년간 어린이 영성 연구가 공유하는 영성의 개념은 한마디로 '감탄과, 경이, 그리고 초월성'으로 표현되는 체험이라고 정의한 바 있습니다. 영성은 로빈슨이 말한 것처럼 어린이의 ‘감각적’(sensual) 경험과 관련되고, 헤이와 나이가 말한 것처럼 일종의 감각(sensing)과 관련되어 있는데, 감각 중에서도 특별히 신비(mystery)의 감각 같은 ‘특별한’(unique) 경험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셋째, 어린이 영성연구에 나타나는 ‘영성’(spirituality)은 ‘종교’(religion)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어린이 영성가들은 영성을 종교로부터 분리하지 않지만, 그 둘을 반드시 일치하는 개념으로 이해하지는 않습니다. 코울즈와 헤이와 나이 그리고 로빈슨은 영성이 특정 종교에의 가입이 없어도 발생하는 '생물학적 과정' (biological process)으로 이해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부분의 어린이 영성가들은 ‘종교’보다 ‘영성’이 인간에게 좀 더 원초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종교가 ‘구조’, ‘예전’, ‘교리’와 같은 형식적 종교 구조로 둘러싸여 있다면, ‘영성’은 그보다는 인간의 원초적인 '의미 추구', '초월성과 신비의 경험' 자체에 좀 더 관심을 쏟는다고 봅니다.
넷째, 어린이 영성연구에 있어서 영성은 생득적, 혹은 생물학적 개념이지만 동시에 그것은 환경의 자극에 의하여 촉진되거나 억제될 수 있습니다. 코울즈가 발견한 사실, 독실한 종교가정에서 성장하는 어린이일수록 영성적으로 예민하다는 것이나 영성이 종교의 실천을 통해서 좀 더 자극되고 형성된다는 것은 어린이의 영성은 환경에 의해 촉진되거나 억제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헤이와 나이가 영성을 '관계적 의식', 특별히 하나님, 타인, 세상, 자기와의 관계성으로 본 것은 그와 같은 관계적 환경이 좀 더 촉진될 때 관계적 의식으로서의 영성이 촉진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4) 어린이 영성이 시사하는 신앙교육의 방향
첫째, 다감각적 통로를 통한 기초적 신앙경험 형성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둘째, 신앙공동체의 소속과 참여를 통하여 신앙을 형성하게 합니다.
셋째, 감탄과 경이의 경험을 많이 갖게 합니다.
어린이들을 예배, 기도, 찬양, 감사, 들음, 응답, 연대감, 소속감, 나눔과 같은 경험들로 초대하는 일을 인지적, 객관적 내용을 가르치는 것보다 중시해야 합니다.
넷째, 이야기를 통한 신앙전통 전수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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