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사체험이란 짧은 시간 동안 임상적으로 죽었다 다시 소생한 사람들의 일련의 경험을 말합니다(Bhattacharya, 2013). 사후의 세계에 대한 증명 같은 것은 없다 할지라도 임사체험에 대한 진지한 보고들이 죽음과 사후의 세계에 대하여 시사하는 의미나 효과는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임사체험은 육체적 죽음 이후 영혼이 어떻게 되며 의식은 여전히 생존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Rousseau, 2011, p. 225). 종교인과 과학자들은 임사체험을 통해 사후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점과 정신과 육체가 분리된다는 이분법에 대한 증거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오늘날 의학에서는 죽음을 의학적 죽음과 생물학적 죽음으로 구분합니다. 의학적 죽음은 호흡과 심장의 활동과 뇌의 활동이 정지된 것을 말하고, 생물학적 죽음은 뇌가 그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여 더 이상 재생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 생물학적 죽음이 바로 총체적, 궁극적 죽음입니다. 이 죽음은 신체의 모든 기관들과 조직들의 기능의 정지를 말하며, 신체의 기능들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과 재생할 수 있는 시간이 완전히 지나가 버렸음을 뜻합니다.
심리학자이며 의사인 Raymond Moody가 1975년 Life after Life를 발표한 이후 임사체험 경험이 연구의 대상이 되어 일반인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사람들 대부분이 죽음 이후의 삶의 문제와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이 있기 때문에 임사체험이 중요하고 신선한 주제로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Moody는 임사체험과 관계된 요소들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유체이탈 경험을 했다고 하는 죽어가는 환자 150명을 연구한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Moody가 조사한 임사체험을 한 사람들은 생물학적 죽음 즉 총체적 죽음을 당한 것이 아니라 의료학적 죽음의 상태에 있다가 재활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임사체험의 패턴
그가 발견한 일반적인 패턴은 다음과 같습니다(Moody, 1975, pp. 25-107). 첫째, 임사체험자들의 의식은 분명하고 생생하게 깨어있습니다. 의사나 간호사가 한 말이나 주변에서 한 대화를 듣고 그 내용을 나중에 모두 기억해 낼 수 있습니다. 모든 고통이 사라지고 평온함과 행복감을 살아있을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느낍니다.
둘째, 많은 사례에서 귀에 거슬리는 소리들이 들렸다고 증언합니다. 벨소리나 음악소리 벌이 윙윙거리는 소리를 듣습니다. 어떤 사람들을 바람소리 같은 것을 들었다고 합니다.
셋째, 임사체험자는 어두운 터널 같은 곳을 통과하는 등 캄캄한 어둠속을 지나 삶과는 다른 현실, 다른 세계를 만납니다. 계곡, 관, 허공이나 터널과 같은 곳을 급속도로 지나기도 하는데 그 끝에는 밝고 부드러운 빛이 손짓하고 있습니다.
넷째, 임사체험자들은 육체이탈현상을 경험합니다. 물리적 육체를 떠나 무게가 없고 볼 수 없는 새로운 형태를 입습니다. 이 “영적인 몸”에서 물리적 신체 위를 떠다니고 그 몸을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봅니다. 이 새로운 몸에는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섯째, 사후세계로 이행하고 있는 어떤 시점에서 자기 주변에 자기 외에 어떤 영적 존재가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 영적 존재가 죽은 친척, 친지, 지혜자 혹은 천사일 수도 있습니다. 그들이 이 새로 온 자를 새로운 영적 세계에 적응하는 것을 도와줍니다.
여섯째, 임사체험에서 절정인 빛과의 만남이 있습니다. 그 빛은 밝고 부드럽습니다. 빛의 존재를 만나고 사랑으로 감싸는 빛의 존재와 함께 있으면서 행복을 느낍니다. 빛의 존재와 나누는 대화는 말이 아닙니다. 이심전심의 마음으로 소통합니다. 빛의 존재와 함께 체험자는 자기 삶에서 일생동안 겪었던 다양한 일들을 영상 이미지를 통해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되돌아봅니다.
일곱째, 돌연 어떤 장벽, 문, 경계선 같은 것에 도달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다른 편에 있는 먼저 죽은 친척이나 친구들을 보기도 합니다. 임사체험자들은 그 경계선을 건너지 못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빛의 존재 앞에 있는 것이 멋진 경험이기 때문에 이 세상으로 돌아오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가족을 돌보기 위해, 때로는 아직 성취하지 못한 삶의 목적을 위해, 때로는 사명감이나 봉사정신으로 자기 육신과 이 세상으로 되돌아옵니다.
임사체험을 한 사람들은 몇 가지 특징들을 보입니다. 그들은 이전의 삶과는 크게 다른 식으로 삶을 영위합니다. 많은 임사체험자들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여길까봐 자신의 경험에 대해 거의 말을 하지 않습니다. 체험자들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되고 죽음이 끝이 아님을 확신하게 됩니다. 또 체험 이전보다 훨씬 관대해지고 사랑을 베풀고 영혼이나 영성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는 등 삶과 죽음을 보는 방식이 이전과는 크게 다릅니다. 임사체험자들은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이 현격하게 줄어들었고 죽음을 한층 깊이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돕는 일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갖게 되고 물질적 향락을 덜 추구하게 되고 영적인 차원과 영적인 의미에 대한 확신이 증대됩니다(Noyes, 1980).
한편, 임사체험을 사후 세계의 체험과 같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임사체험을 경험한 사람들은 완전 죽음의 상태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그 전단계에서 일어나는 의학상의 “죽음의 과정” 속에 일어난 점을 강조합니다. 즉 임사체험은 죽음에 아주 가까운 가운데 가졌던 경험이라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경험은 죽음의 한계 상황에서 일어난 특별한 경험에 불과하며 우리의 정상적인 감각 혹은 영적 경험들에 비하여 조금도 하나님의 실체에 더 가깝지 않다는 것입니다.
성경적 관점에서 본 임사체험
그러면 임사체험은 성경의 가르침과 모순되는 것일까요? 실제적으로 성경에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엘리사가 살린 수넴 여인의 아들, 예수께서 살린 거지 나사로와 나인성 과부의 아들, 베드로가 살린 다비다, 바울이 살린 유두고 등에 관한 이야기 등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자신의 임사체험에 대해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임사체험은 주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임사체험자들의 경험담에 따라 임사체험의 원천을 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일 수도 있고 사탄으로부터 온 것일 수도 있으며 자연적인 현상으로 된 것일 수도 있음을 고려해야 하며, 단 하나의 보편적인 설명을 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만일 임사체험에 대한 해석이나 그 경험에서 기인한 삶의 양식이 성경의 가르침과 대치된다면 특정한 임사체험을 유효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 외에도 또한 의학적 연구가 이러한 현상에 대해 탐구하는 초기 단계에 있고 이 주제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줄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임사체험이 부분적으로는 의학적으로, 부분적으로는 영적으로 설명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빛의 존재에 대한 메시지가 임사체험자를 속이기 위해서 의도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의학적, 심리학적 원인이 아닌 사탄의 영향으로도 설명되어질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임사체험에 관계된 것을 지나치게 일반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어떤 경우에 그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하나님께서 직접 관여하신 것을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사후세계
인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후세계를 믿었습니다. 이것은 영혼불멸의 개념이 인간의 본성과 관계가 있음을 보여줍니다(Morey, 1984/2003. p. 77). 그러면 성경은 사후세계에 대해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 성경에 나타난 사후에 대한 해설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견해는 인간을 물질적인 면과 비물질적인 면을 둘 다 가진 존재로 봅니다. 비물질적인 면은 영혼, 마음, 영, 그리고 생각 등과 같이 여러 이름으로 불립니다. 죽을 때 인간의 비물질적인 영혼과 물질적인 육체가 분리됩니다. 인간의 의식적인 정신은 육체의 죽음 이후에도 계속 존재하며 사후 세계의 행복 또는 고통을 맛봅니다(전 12:7; 사 10:18; 마 10:28; Morey, 1984/2003, p. 82). 성경에는 믿는 자는 육체 없이 영혼이 하나님 앞에 서게 되고(고후 5:6-8), 마지막 부활 때까지 일시적으로 천국에 있다가(눅 23:43), 부활 때 몸이 다시 깨어나서 영원한 몸으로 변형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위와 조금 다른 견해에 따르면 사람이 죽으면 일단 영혼과 육체가 다 죽습니다. 성경에 의하면 죽으면 육체와 영혼이 멈춥니다(시 6:5). 죽음과 부활 사이에 어떠한 형태의 의식적인 존재가 있을 수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오시는 날 부를 때 까지 죽은 자는 무덤 속에서 의식 없이 쉬고 있습니다. 현대의 물리학이나 생물학 등 자연과학에서는 인간의 몸과 영혼이 불가분이라고 보는 입장을 지지합니다. 인간이 땅에 묻혀 몸의 형체는 달라진다 해도 몸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와 분자는 여전히 변형된 형태로 존재하며 그 분자 속에 개인의 전체는 그대로 존재합니다(Polkinghorn, 1998/1998, p.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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